미국 정부가 최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회원국 국민이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경우, 수수료 명목으로 14달러를 징수키로 해 해당국 정부와 국민들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어서 사실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는 모두 유럽연합(EU) 30개국과 일본, 뉴질랜드,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한국 등 모두 36개국이나 됩니다.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대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영국이 특히 반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적절한 대처 방안이 없는 듯 합니다. 국제 관계라는 것이 상호주의 원칙이니, 미국이 그렇게 하면 우리도 맞받아쳐 14달러를 받을 수는 있겠으나, 오히려 한국을 찾는 미국 관광객만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처음 겪은 경우여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전자여행 허가제도(ESTA)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외교통상부 보도자료와 주한 미 대사관 공보과 보도자료를 정리해 봤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국토안보부 관세 및 국경관리처(Customs and Border Protection)는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VWP) 가입한 국가(우리나라 포함 36개국)의 국민이 미국을 여행하기 위해 전자여행허가제에 의한 여행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2010년 9월 8일부터 미화 14달러의 수수료를 징수할 방침이라고 8월 6일 밝혔다고 전했다. 수수료는 ESTA 신청과정에서 신용카드(MasterCard, VISA, American Express, Discover)또는 직불카드(Debit card)로 납부를 해야한다. 이 조치는 미 의회가 관련 법률 제정을 제정하고,  2010년 3월 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발효됐다. 미 정부가 2008년 우리나라가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과 관련해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유료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측에 이미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전자여행허가제­-ESTA(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
-미 정부의 전자여행허가제도는 무엇인가.
미국 정부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국 (EU 회원국 등 유럽 선진국 30개국과 일본, 뉴질랜드,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우리나라 등 총 36개국) 국민이 관광이나 상용 목적으로 90일 이내 단기간 미국을 방문할 때 사전에 미국 국토안보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HTTP://esta.cbp.dhs.gov)에 접속하여 web상으로 지정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입력한 후 미국 정부의 심사를 거쳐, 미국 여행허가를 발급받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발효된 미국과의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90일 이내 미국 방문자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식비자 발급 절차를 밟지 않고, 온라인에서 1분 만에 받을 수 있는 ESTA를 이용해 왔다.
-전자여행허가를 통해 발급받은 비자의 효과는
일단 전산상으로 여행허가를 받으면 여권유효기간 만료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간 유효하다. 2년 동안은 수차례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 그러나 유효기간 2년이 지났거나, 도중에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됐을 때 새로운 여권으로 여행허가를 재신청해야 한다.
-ESTA 이용조건
전자여권이 있어야 한다. 전자여권을 전자여행허가 신청 이전에 발급 받아야 한다. 전자 여행허가가 발급된 이후에는 비자면제프로그램에 가입된 항공사 또는 선박을 이용하여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
-ESTA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는 어떤 것인가.
미국에 90일 이상 머무르고자 하거나 관광 또는 상용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경우
전자여권이 없는 경우, 과거 미국에서 추방당하였거나, 입국이 거절되었거나 불법 체류한 경력이 있는 경우,
과거 미국 비자가 거절된 사례가 있는 경우, 전염병자나 약물 남용자, 범죄기록자, 인권박해 가담자, 테러집단의 일원이나 간부 등은 ESTA를 이용할 수 없다.
참고/ESTA를 이용해서 미국에 입국한 경우에는 중간에 체류자격 변경이 불가능 하다.
참고/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ESTA 제도와 관련된 추가 정보는 미국 국토안보부 관련 사이트(www.cbp.gov/xp/cgov/travel/id-visa/esta/)참고.

■국토안보부 관세 및 국경 관리처 수수료 징수에 관한 시행규칙 발표 내용 요지■
○미국 국토안보부 관세 및 국경 관리처는 비자면제프로그램을 이용하며 미국을 방문하려는 모든 외국 여행객들에게 2010년 9월 8일 전자여행허가제도에 의한 여행허가 신청시 동 제도의 운영 및 관광진흥을 위해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국토 안보부 규정을 수정하는 잠정 시행규칙(interim final rule)을 발표.
○수수료 총액은 미화 14달러이며, 4달러는 관세 및 국경관리처가 ESTA 제도를 운영하는 비용으로 충당하며, 10달러는 2009년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진흥기금으로 충당. 전자여행허가제를 신청하거나 갱신할 때는 신용카드, 혹은 직불카드로만 수수료 지급이 가능.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디스커버리 등 4가지다.
○ESTA 신청은 여행 전이라면 언제든 가능하며 일단 여행 허가가 승인되면, 2년 동안 혹은 여권이 만료되는 시점이나 또는 그밖에 ESTA를 재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까지 유효하다. 이 기간 중 여러 차례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 여행 허가 승인을 이미 받은 사람들의 ESTA신청시 입력했던 정보를 업데이트 할 때는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지만 ESTA를 재신청할때는 ESTA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국토안보부는 2010년 10월 8일까지 시행규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시행규칙에 대해 의견을 주기를 원하는 시민들(안건 목록번호- USCBP-2010-0025로 확인되는)은 Federal eRulemaking Portal을 방문해 의견을 제기해도 되고, www.regulation.gov), 워싱턴 소재 관세 및 국경관리처의 국제무역 사무소에 우편으로 의견을 보내도 됨(주소는 Washinton D.C. 20229)
○VWP에 대한 추가 의문 사항은 CBP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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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五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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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기에대여..새 긴두의메주소입다.


2010년 7월 4일부터 14일까지 [해적퇴치 국제공조의 현장을 가다]라는 프로그램으로 일본, 바레인, 지부티, 싱가포르 등 4개국을 갔다 왔습니다. 중간에 갈아탄 곳 까지 하면 태국, 에티오피아, 두바이까지 해서 총 7개국을 거쳤습니다.
10여일 기간 동안 갈아탄 비행기만 9번이나 됐습니다. 날씨도 무척 더웠고, 음식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만, 해적과 싸우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 해적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기사로만 남기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못다한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전달하고 싶습니다.
먼저 첫번째 이야기로 일단 7.19일, 20일자로 나갔던 기사를 올립니다. 기대해주세요

아프리카 동부 아덴만 입구에 있는 소국 지부티의 지부티 항구에 청해부대 강감찬함이 정박해 있는 모습. 강감찬 함은 3주 정도 작전을 하고, 2박 3일 정도 지부티 항이나 오만 살랄라 항에서 정박한다.  

[소말리아 해적 퇴치 현장을 가다] (상) 바레인 연합해군사·청해부대 강감찬함 르포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출몰이 폭증하는 추세다. 2004년 10건에서 지난해 217건이 발생했다. 47척이 납치됐다. 올해 들어서도 26척이 납치돼 300여명의 선원이 소말리아 해적 본거지로 끌려갔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태운 삼호 드림호가 납치됐지만 아직까지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해적 출몰이 심각한 국제 문제로 떠오르면서 해적 소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을 채택해 군사력 사용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바레인에 연합해군사령부(CMF)가 설치됐고, 아덴 만 인근에서는 지부티 항과 오만 살랄라 항을 근거지로 각국에서 파견된 초계기와 함정들이 해적 소탕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인했다. 그리고 용맹했다. 폭염 속 장병들의 거친 피부도 믿음직하게만 보였다.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해적 퇴치 활동의 국제공조 현장을 직접 답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빠듯한 일정 탓에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음식은 물론이고 언어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장에는 사람이 있었고, 열정과 땀이 배어 있었다. 역내 해상 안보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엿보였다. 바레인에서도, 아덴 만에서도, 멀리 떨어진 싱가포르에서도 해적 소탕을 위한 국제공조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기지 내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 건물. 미 중부지역 해군 사령부, 해적퇴치를 위한 연합해군사령부가 함께 있다. 5함대 사령관이 중부지역 해군사령관, 연합해군사령관을 겸직한다.

◆대해적 작전 본부, 연합해군사(CMF)=
렌트한 승용차에 올라타 새벽녘 어스름을 뚫고 바레인 동쪽에 있는 미 제5함대 사령부 건물 앞 초소에 도착했다. VIP 카드를 붙였어도 수차례 신분 확인이 계속됐다. 동행했던 파견장교인 이선안 소령이 미안한 듯 “미군 쪽에서는 이 지역이 전쟁지역으로 분류된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경계가 삼엄하다는 의미다. 사령부 건물 앞을 지나 부대 내 복잡한 도로를 몇 차례 돌아 목적지인 연합해군사 작전조정센터(CMF/CCC) 건물에 도착했다. 다시 한 차례 검색을 받고 문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복도를 따라 9.9∼13.2㎡(3∼4평) 남짓 넓이의 사무실이 차례로 이어졌다. 사무실마다 걸려 있는 국기들이 인상적이었다. 24개국 파견 장교들이 자국 초계기나 함정들과 작전을 조정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짜여진 대해적 작전과 정보가 실제 아덴 만에서 활동 중인 함정들에게 전달된다. 이른바 작전통제다.

연합해군사령부 작전조정센터(CMF/CCC) 건물 안에 있는 1층 회의실 한쪽에 걸려 있는 다군적 해군의 작전지역 전도. 노란색 실선 왼쪽 부분이 작전지역이다.

오전 10시. 복도 한쪽에 있는 회의실에서 강한 톤의 영어가 새어 나왔다. 고성이 오갔다. 얼핏 듣기에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듯했다. 에이스(ACE) 미팅 시간이다. 소말리아 동부와 북부 해안의 초계비행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고, 초계비행 일정을 각국이 조정한다. 매일 열린다. 참석했던 한 외국군 장교는 비행기 운용을 어디서, 어떻게, 어느 나라가 하느냐를 놓고 항상 싸운다고 전했다. 초계기가 없는 나라도 있다. 다국적군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작전계획 장교인 덴마크 출신 클라우스 윈놀트 중령은 “연합해군사는 작전을 입안하는 곳이어서 주로 작전장교들이 많이 파견된다”면서 “처음에 와서는 서로 다른 생활 습관과 언어 문제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 놓았다.
지부티 항에 정박 중인 강감참함.

◆지부티에 정박 중인 강감찬함=
“이곳은 전쟁터지요.” 지부티 공항에서부터 동승한 신상열 중령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차장 밖 풍경을 봤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신 중령은 청해부대 협조장교다. 홍해 입구에 위치한 지부티는 전략적 요충지인 탓에 인구 80만명도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외국군 주둔 병력만 8000여명에 이른다. 해적 소탕 활동을 벌이는 각국 군함들도 수시로 정박한다. 일본 초계기 운용 부대도 이곳에 있다. 군인들의 모습이 자주 보였고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43도나 되는 날씨도 부담스럽기만 했다. 

지부티 항으로 들어가니 멀리서 태극기가 선명한 청해부대 4진, 강감찬함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덴 만에서 선박 호송 작전을 수행 중인 강감찬함은 3주마다 한 번씩 2박3일간 군수품 보급차 항구에 정박한다. 특히 강감찬함은 다국적군 연합해군 함대를 지휘하는 기함 역할을 한다. 이범림 준장이 연합해군사 대해적 작전 부대인 CTF-151의 사령관이다. 터키, 영국, 미국 등의 군함 4척을 지휘한다. 외국군 참모 11명도 함께 머무르고 있다. 박세길 함장은 “한국 군함이 해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상선들이 안정감을 느낀다”며 “일본 함정 호송 중에 낙오된 한국 상선을 청해부대가 인근의 다른 군함에 인계토록 조치한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군함이 정박하면 바빠지는 사람은 따로 있다. 보급담당 임수정 하사다. 지부티 신 중령과 함께 보급품 조달에 머리를 싸맨다. 쌀은 한국에서 20t을 가져 왔다. 180일을 버틸 수있다. 야채와 육류, 과일은 현지에서 구한다. 물품을 선적하고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2박3일이 지나면 녹초가 된다. 강감찬함에서의 하룻밤은 특별했다. 취재기간 중 어떤 숙소보다도 훌륭했다.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룸메이트는 UDT 출신 검문검색대장 강국연 소령이었다. 강 대장은 “지역 해상안보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도 크지만, 군인으로서 이렇게 실전에 한 번 투입되는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청해부대 파병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감찬 함에서 바라본 현문. 현문은 군함이 정박했을 때 설치되는 일종의 출입문이다. 총을 든 경계병이 출입인원을 통제한다.

◆소말리아 해적정보 공유센터 설립을 돕는다=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해적 퇴치 정보공유 센터(ReCAAP ISC)는 최근 소말리아 해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 동부 해안 국가들이 정보센터를 설립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르캅은 믈라카 해협 해적 퇴치의 숨은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해적이 출몰하면 센터를 통해 17개 회원국으로 즉시 통보돼 주변국 해경과 해군이 추적해 소탕한다. 이런 노하우를 아프리카 연안국에 전달하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파견 직원인 마쓰요시 신이치로 차장은 “해적 퇴치는 한 나라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넓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국제공조가 무엇보다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바레인·지부티·싱가포르=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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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과 싸우는 사람들  (0) 2010.08.09
Posted by 五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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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전문기자의 자세 / 마음을 열고 편견을 버려야  

<1999.05 : 신문과 방송 7호 : 46-49 / 스티븐 엔젤버그, 'AJR : America Journalism Review' 1999년 3월호>  
 
편역 : 이동우(한국언론재단 기획부 차장)

  어떤 사건 혹은 상황을 대할 때 편견을 가지게 되면 사실 그대로를 올바르게 보도할 수 없기 때문에 편견없이 대하는 보도자세가 필요하다. 뉴욕 타임스 편집부국장인 스티븐 엔젤버그(Stephen Engelberg)가 지난해 11월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의 국제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을 아메리칸 저널리즘 리뷰(AJR) 1999년 3월호에서 요약, 소개했다.

편견없이 현상을 보라

탐사보도는 많은 땀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책상에 앉아 전화벨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정부관리가 '흘리는' 정보를 잡는 경우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자. 모두가 알다시피 천국의 만나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정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인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생각이다. 즉 마음을 열고 편견없이 사물을 보는 자세이다.

우리 중 상당수가 주변상황을 지레짐작하여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라며 접어놓기 때문에 놀라운 이야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나 자신의 편견으로 인해 '특종'을 놓쳤을 때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나 자신에게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여러분에게는 교훈이 될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워싱턴지국에서 근무하던 1986년 어느 날 아침, 나는 버스안에서 워싱턴 포스트지를 읽고 있었다. 칼럼니스트 잭 앤더슨(Jack Anderson)이 쓴 글이었는데, 그 내용인즉 레이건 행정부가 미국인 인질석방을 위한 방법을 포장하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자세히 조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나는 동료기자 레스 겔브(Les Gelb)와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 사태파악을 해보았다.

미국의 무기판매 관련 칼럼

나와 이야기를 나눈 사람 모두가 앤더슨의 칼럼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비웃었으나 한 사람만이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의 고문을 지낸 마이클 레딘(Michael Ledeen)을 만나보라고 했다. 그는 약간 이상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잭 앤더슨의 칼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대답은 하지 않고 "1996년경에 다시 한번 와 보라"고 했다.

경험이 풍부한 기자였다면 이 사람이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했는지를 알아차렸고 이 기사내용은 좀더 자세히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힌트를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와 겔브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나의 동료 겔브는 올리버 노스(Olver L. Noth)라는 애매모호한 육군 중령과 바로 마이클 레딘이 주도한 이란(군사)작전에서 제외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했던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인 인질문제는 레이건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있어 강박관념과 같은 것이었다. 이란은 결국 레바논의 급진 회교단체인 헤즈볼라(Hezbollah)를 지배·관리하게 되었으며 수도 테헤란은 무기가 필요했고 미국은 이란-이라크전에서 이라크를 공격했다.

일단 우리가 회교국에 무기를 판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완벽하게 말이 되는 것이다. 나는 색안경을 끼고 앤더슨의 기사를 읽은 것이며 이것은 기사작성에 있어서 아주 위험한 방법이었다.

몇 달 뒤에 한 대의 C-123화물 수송기가 산디니스타(Sandinista) 포병들의 사정권인 니카라과의 국경부근을 따라 날아갔고 그 비행기는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다. 군수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고용된 용병은 낙하산을 이용해 땅위에 안전하게 내려갔다. 며칠 뒤, 산디니스타는 기자회견을 열어 포로를 잡았음과 비행기 잔해에서 발견한 은닉서류를 보여주며 그들의 위세를 과시했다.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 가운데 하나인 뉴욕 타임스의 워싱턴지국장 빌 코바치(Bill Kovach)는 "내 생각엔 CIA의 작전인 것 같아"라고 말하며 조사를 잘해보라고 했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았다.

색안경을 끼고 보았다

바로 그 애매모호한 육군 중령 올리버 노스는 백악관의 비밀작전에 따라 움직이는 니카라과의 반군(콘트라:contra)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저질의 전직 군사관료와 쿠바 출신의 성미 급한 사람들이 콘트라에게 무기를 떨어뜨려 주고 있었다.

콘트라를 돕는 것에 대한 의회의 반대가 백악관에 받아들여졌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CIA가 콘트라에 어떤 군사지원을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뉴욕 타임스 엘살바도르 특파원인 제임스 레모인(James LeMoyne)은 나에게 전화를 걸어 엘살바도르 수도 근교의 공습기지를 콘트라들이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코스타리카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살바도르에 있는 그의 취재원으로부터 들었던 것 같다. 그는 나에게 "추측해봐. 살바도르와 그 밖의 지역에 있는 CIA 관리들이 이 전체조직에 직접 관련돼 있어. 이건 분명한 범법행위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IA 관리들은 작전에 직접 연관될 수 없다는 것을 짜맞추어놓고 불법활동과의 관계를 부인해도 된다는 그럴 듯한 법적 부인권(deniability)을 내세웠다. 나는 CIA 관리들이 의회 조사단이 모여드는 상황에서도 콘트라 기지에 나타나 직접 작전을 지휘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IA는 콘트라의 군사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레모인의 취재내용은 나무랄 데 없었으나, 미국이 콘트라의 작전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과소평가되었다. 코바치의 말대로 그건 'CIA 작전(agency operation)'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상상했고 결국 우리는 편견 때문에 정확한 사실 보도를 못했던 것이다.

발견하는 것이 중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당수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이 추측에 의해 많은 기사들을 놓치고 있다. 그들은 각종 인터뷰, 서류, 발표문을 그럴 듯한 틀에 꿰어 맞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불충분하며 기껏해야 정보를 대강 스케치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나는 여러분들이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보다 직접 찾아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종종 묻는 것이다. 오늘의 패러다임은 내일의 이론을 잘못 이끌 수도 있다. 우리는 전문가로서 미래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쉽게 예측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편견을 가지지 않는 한 '특종'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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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investtigating reporting'이라고 불리는 탐사보도는 선진 언론사회에서는 흔히 활용되는 보도기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우리 언론계에는 비교적 최근에 소개됐다. 세계일보는 탐사보도의 한국화에 상당히 기여를 했다. 세계일보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코너인 '탐사보도의 세계'에 올라온 탐사보도 관련 글을 올리고자 한다.

 

워치독 기능의 퇴조 / 겉치레와 선정성에 묻힌 탐사보도

<2001.09:신문과 방송 제35호:7-9 / Columbia Journalism Review 2001년 5/6월호> 

 편역 : 백민수(한국언론재단 국제교류팀 차장)

 

 위기에 빠진 감시견

겉치레와 선정성에 묻힌 탐사보도… 필요성에 문제 제기


감시견으로서 언론의 역할은 본질적으로 권력의 오남용 방지를 지향한다. 탐사보도는 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최근 들어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해 종종 선정적 행태를 보임으로써 그 존재가치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Columbia Journalism Review) 2001년 5/6월호의 관련기사를 요약, 소개한다.


퓰리처, 탐사보도 인정하다


퓰리처상 수상을 염두에 둔 전국의 신문 경영진들은 운동가나 개혁가, 또는 폭로자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새롭게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비리 폭로가 활성화한 계기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부터였다. 이 사건으로 밥 우드워드(Bob Woodward)와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은 일약 명성을 얻고 나아가 언론인이라는 직업의 이미지를 쇄신시켜 주었다.


워싱턴 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보도로 말미암아 언론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특히 워싱턴 언론이 그랬다. 뉴욕 타임스의 편집인 에이브 로젠탈(A.M. Rosenthal)은 워싱턴지국에 탐사보도팀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CBS도 이때 ‘60분(60 Minutes)’이라는 탐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가장 성공적인 뉴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역 방송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다퉈 자체 탐사보도팀을 만들었다.


초창기 탐사보도 활동들은 언론이 헌법상의 자유를 누려 마땅한 근거가 됐다.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이 언급한 것처럼 언론을 ‘자유의 수호자’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이러한 감시견 역할이었다. 이후 언론과 정부 사이의 갈등이 점차 깊어지는 가운데서도 미국 대법원이 미국 사회에서 언론의 중심 역할을 재차 확인해준 것도 다 감시견의 역할 덕분이다. 1960년대와 70년대 법조계의 지지에 힘입어 언론은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소위 선샤인 법(Sunshine Law)을 통해 정부의 각종 활동과 문서 등에 더욱 많이 접근할 수 있었다.


언론인들은 아직도 감시견의 역할을 자신의 중심적인 업무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존재가치는 보증받은 것이 아닐 뿐더러 어떤 면에서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다. 세기가 바뀌면서 시카고의 언론인이자 유머작가인 핀리 피터 던(Finley Peter Dunne)은 감시견의 원칙을 “고통받는 자를 편안케 하고, 편안한 자를 고통받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반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이 말은 금언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정의는 감시견 역할의 의미를 곡해하거나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다. 감시견의 역할에 대한 개념은 좀더 심원하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감시견은 다수를 대표해 사회 소수권력층의 독재를 경계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감시견의 목적에는 단순히 권력의 집행과 관리를 투명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권력의 영향을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도 포함된다.


언론이 권력집단의 실패사례만 보도하고 성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권력을 감시한다고 할 수 있는가? 끝없이 비평만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일반인들이 선악을 구별할 근거를 빼앗는 것이다.


탐사보도의 세 유형


▷통상적인 탐사보도: 기자들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거나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문서들을 정보제공자를 통하거나, 심지어 스파이 활동과 은밀한 감시 등을 통해 보도한다.


▷추론적인 탐사보도: 통상적인 탐사보도와 같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다른 각도의 추론을 필요로 한다. 대개 전통적인 폭로기사보다 복잡한 이슈일 경우가 많고 새로운 정보인 만큼 새로운 각도의 해석을 시도한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1971년 국방부의 비밀보고서에 대한 뉴욕 타임스의 보도이다. 니일 쉬한(Neil Sheehan) 기자는 정부에 의해 작성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에 관한 비밀보고서에 대해 상세하게 추적 보도했다. 그 당시 기자와 외교정책에 관한 전문 편집진으로 구성된 보도팀은 이 보고서가 근본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분석이 없었다면 국방부의 보고서는 국민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됐을 것이다.


▷조사 자체에 대한 보도: 이 경우는 이미 진행중인 공식 조사에서 발견되거나 새어나온 정보로부터 시작된다. 정부가 가끔 언론을 통해 자신에 관한 발언을 하는 워싱턴의 언론에게는 이러한 보도형태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보도는 공식 조사가 진행되는 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도 사실은 이 사건이 대배심에 가기 전 변호인이나 백악관이 흘린 역정보에 대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조사활동을 보도한 것이 주종을 이루었다. 반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는 초기 몇 달간은 통상적인 탐사보도의 성격을 띠었다.


탐사보도의 세 번째 유형인 조사활동에 관한 보도는 특히 1970년대 이후에 전성기를 누렸는데 이는 공식 조사건수가 증가한 데다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이 새로운 윤리법을 통과시키고 정부활동을 감독하는 특별청을 신설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언론인들이 핵심 사항에서 불확실한 취재원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언론인들과 이를 미심쩍어하는 대중들 모두 우려할 정도로 탐사보도가 확산됐다.


따라서 이런 류의 보도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위험부담이 따르게 된다. 기자는 공식확인 없이 어떤 제안이나 주장을 인터뷰 주제 삼아 토론의 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기자는 대개 해당 조사내용의 전체를 책임지기보다는 일부분에 대해서만 관여하는데 아무래도 감시견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역으로 조사취재원의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공식화된 조사에 대한 사실확인 보도는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부 언론사들은 그들이 조사 자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취재원을 인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이나 의문을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고 종종 생각한다.


오락으로 변질된 감시견


워터게이트사건과 ‘60분’ 이후 30여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난 탐사보도로 인해 수많은 뉴스와 정보기관이 생겨났다. 많은 지역방송들이 탐사보도팀의 특집을 보도하고 황금시간대의 뉴스매거진에서는 시청자에게 탐사기사를 약속하는 등 폭로 위주의 뉴스구조를 고착시켰다. 일견 이런 류의 보도가 감시견으로서의 취재보도를 특징짓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권력남용 가능성에 대해 감시감독을 하기보다는 개인의 안위와 재력 등 개별적인 부분에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


1998년 ‘우수 저널리즘을 위한 프로젝트(PEJ; Project for Excellence in Journalism)’는 전형적인 감시견의 역할을 벗어난 탐사보도 형태를 분석한 바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보도 프로그램의 10% 미만이 교육, 경제, 외교, 군사, 안보, 정치, 복지 등을 연계한 주제나 공공자금의 용처에 관심을 가졌을 뿐이다. 반면 절반 이상이 라이프스타일이나 소비성향, 건강, 명사들의 여가활동 등에 주안점을 두었다.


또한 아직까지 많은 탐사보도들이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의 선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들은 대개 시청률을 의식하여 인위적인 상황을 조성한 후 감춰진 카메라를 통해 짜여진 연출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식의 보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것들을 다루기 때문에 탐사보도의 본질을 훼손시킨다.


 감시견의 역할은 특별한 재주와 기질, 열정, 그리고 상당한 자원의 투입을 필요로 한다. 또한 독자들을 제외한 어떠한 이해관계도 떠나도록 요구받는다. 말뿐인 겉치레가 요란했던 만큼 감시견의 원칙은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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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 퇴치를 위해 건국 사상

                   처음으로 파견된 해군 부대인 청해부대가 연일 혁혁한 전과를 올리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벌써 4차례나 해외 상선의 구조요청을 받고, 

                   해적을 퇴치했다.  청해부대는 4500t급인 한국형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대잠헬기인 링스, 특수전요원 30명의 검문검색팀 등 300여명으로 구성됐다.    

   <사진설명-6월 24일 해군순항훈련전단이 아프리카 아덴만 해상에서 청해부대에 국산김치를 해상공급하고 있다.사진제공: 해군공보파견대 (왼쪽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오른쪽 순항훈련전단 군수지원함 대청함, 제일 뒤쪽은 순항훈련전단의 기함 최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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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국산 김치 해상 보급 작전  (0) 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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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천성관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와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들과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실상 검찰총장으로서 언론과의 첫 대면을 대검 출입기자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한 것은 천 총장 내정자가 현재 서울중앙지검 지검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이날 면담은 출입기자들의 요청을 천 내정자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내정자 신분일때는, 가급적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라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러나 기자들의 줄기찬 요구도 있었고, 한 번 정도는 출입기자들과 대면할 필요성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흔쾌히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면담 장소가 천 내정자 서울중앙지검 집무실이다보니,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각사 당 1명씩의 기자만 참석이 가능했다. 기자들에게 이 자리는 향후 천 총장 내정자의 검찰 지휘 방향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또 천 지검장으로서도 사실상 총장으로서 처음 언론과 대면하는 첫 만남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렇다 보니, 티타임 형식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진행됐지만, 현재 검찰이 처한 안팎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 듯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그렇게 편안하지 만은 않았다.

 또 기사화되서 지면에 실리는 과정도 순탄치 만은 않았다. 처음 면담이 끝나고, 검찰 측은 오프더 레코드를 요청해왔다. 면담 자체가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성사됐다는 것이다. 기자실 간사와도 그렇게 논의했다고 했다. 일부 기자들은 면담 내용에 크게 민감한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동의했지만, 또 일부 다른 출입기자들은 기사화를 주장했다. 이미 오전에 보고했고, 지면 계획에 이미 잡혀있기 때문에 빼기가 어렵다는 논리다.

 으례 그렇듯 기자실에서 격론이 일었다. 출입기자들은 각사 마다 입장도 다르고,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법조팀 상황도 달라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서로 얼굴을 붉히며 크게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결국, 기사화를 주장하는 기자들의 의견이 우세를 점했다. 기자 사회에서는 기사를 지면에서 빼기 어렵고, 쓸 수 밖에 없다는 논리에는 다른 반대 논리가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 측과의 신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자들이 결정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쓰기는 쉽지 않다. 안쓰기로 약속한 것을 쓰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검찰 측에 기자 회의 결과, 면담 내용을 쓰겠다는 의견을 보냈고, 검찰도 이를 연락 받고, 천 내정자 첫 기자회견이라는 상징성도 있는 만큼 기사화해도 괜찮다는 판단에 따라 양 측의 합의가 이뤄졌다.   

-다음은 천 지검장과 기자들의 면담 내용 요약 및 일문일답-

 천성관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2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수사 절차적인 측면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검찰이 국가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그럼 마음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해 주는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귀담아 들을 것은 듣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천 내정자는 또 대검 중수부 존폐 논란과 관련해서도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를 다루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는 대검이든 중앙지검이든지 어딘가에는 필요하다”며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잘 검토해서 놓은 결론이 나도록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천 총장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청문회 준비는.
“열심히 잘 해야죠. 충실하게”

-특별히 (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하나.
“아직까지는”

-청와대로부터 총장 지명 통보는 당일 받았나.
“발표 나기 얼마 전에야 받았다”

-(검찰이 어려운데) 첫 번째 과제랄까. 조직 추스리기도 있겠지만.
“검찰 과제라는 것이 늘 상황에 따라 더 강조되는 부분이 있고, 덜 강조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우리 임무가 법질서를 확립해서 국민을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법질서의 확립 못지 않게 인권보장과 국민권리도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그런 일을 잘 하는게 우리 본연 임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더 깊이 고민해보고 청문회를 거친 다음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안에 중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검찰은 법질서를 확립하는게 기본 임무다 보니 국민을 편안하게 하려면 공공의 안녕이 지켜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공안부 검사만 공안이 아니고 검찰에 몸담은 사람이 다 공공의 안녕에 대해 기본적인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혁과 쇄신에 대한 주문 아니냐는 해석도 있는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내정이 됐으니 내부 의견이나 외부 의견, 또 여러분의(기자단) 의견도 듣고 그래서 차츰차츰 정리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평소에 중수부가 존치돼야 한다는 생각을 예전에도 가지고 계셨나.
“명칭이 어떻든 검찰 본연의 임무 중 하나가 부정부패를 어떻게 다스릴 거냐가 중요한 책무라고 본다. 그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는 어디엔가는 있어야 한다. 지검에 있던 중앙에 있던. 이 문제는 굉장히 많은 논란과 논의가 있어왔고, 최근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는데 잘 검토 해서 좋은 결론이 나도록 할 생각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한다면.
“직접 (수사를) 안해봐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 언론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보도를 보면, 절차나 이런 측면에서 조금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들이 있다. 그런 지적에 대해 검찰을 아끼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검찰이 앞으로 그런 부분에 맞추어 잘해라는 마음으로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귀담을 부분은 귀담아 듣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잘 한 부분은 잘 한대로 진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검찰이 한 쪽 방향으로만 수사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지적이나 견해에 대해서는 폭넓게 살펴보고 그걸 토대로 방향을 정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인사 관련, 기수를 크게 건너뛰어, 중간에 15분 정도가 있다. 선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동기 분들은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용퇴 관련한 질문)
“저희야 그런 분들의 경륜이 우리 조직에 필요하고 개인적으로도 간절하다. 충분하게 이런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여러 생각들이 가능한데, 개인적인 입장이 있고, 철학이 있다. 조직에 대한 애정도 넘치는 분들이다. 거기에 맞추어 결론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와대가 천 지검장을 총장으로 임명한 뜻은 무엇으로 보는가.
“언론에서 다양하게 보도하고 있고, 또 잘 생각해봐야 겠지만 결국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라는 그런 취지가 아닌가 한다.”

-언론에서 다양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검찰 개혁이나 분위기 쇄신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
“(개혁이나 쇄신 등) 그런 마음 먹든 안먹든 언제든지 사는게 개혁이고 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좋게 생각하는 것 처럼 어느 조직이나 그 조직이 좀더 나은 조직으로 되게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지 않겠는가. 그것이 개혁 과제일 수도 있고, 변화해 가는 모습일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정국이나 언론사 등의 설문조사를 보면, 책임을 논하는 데 있어, 검찰에 대한 국민 여론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었는데, 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데 구상은.
“잘 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인다. 검찰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하루 이틀 어떤 제도를 시행한다거나 해서 될 것은 아니고, 결국 국민 신뢰라는 것이 그 기관이 자기 일을 꾸준히 잘 할 때 생기고, 그렇게 생겨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 순간에 반짝 생겼다가 아니다며 없어졌다가..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긴 호흡으로만 가면 질식하는 사람도 생길 테니까 짧은 호흡도 섞어서, 구체적인 것은 깊이 생각하고 많은 분과 고민해 보고 뜻을 모아서 그렇게 해 나가면 어떨까 싶다.”

-같은 검찰인데 정부가 바뀌면서 인권보다 공공의 안녕을 너무 중시한다는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의 안녕이 국민의 인권보다 더 중시된 적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전쟁이라면 모를까 같이 소중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국가기관이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개개의 업무에 있어서 과거에 인권이 침해됐다는 사례도 있고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한 쪽이 강조되고 (다른) 한 쪽이 덜 강조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공의 안녕이 잘 보장되야 인권도 잘 보장된다. 공공의 안녕과 인권이 같이 소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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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반생기(文酒半生記)란 희한한 제목의 수필을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하지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주 최근이다.

얼마 전에 신경림 시인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자전적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책을 읽다 문득, 양주동 선생(호 무애)의 문주반생기가 생각났다.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몇 어찌’라는 신학문을 처음 접하면서 무애 선생이 경험하는 재밌고도 가슴 찡한 한 편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무애 선생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아마 고등학교 국어시간이었던 것 같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당시 선생님이 우리나라에는 걸어 다니는 국보가 있다며 무애 선생의 일화를 소개했던 기억이 흐릿나게 난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향가와 관계된 시간이었을 것이다.


문주반생기는 말 그대로 글과 술과 함께 살아온 무애 선생 자신의 얘기다. 무애 선생의 자전적 수필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무애 선생 특유의 거침없는 문체가 일품이다. 그와 더불어 무애 선생이 교통한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소박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잔재미다.


책은 작다. 원래 책이 얼마나 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최근까지 나오는 책은 문고판 크기에 150페이지 남짓하다. 마음만 먹으로 하루 반나절 만에 다 읽을 수 있다. 물론 군데군데 나오는 한시를 포기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자신을 일러 스스로 국보라고 불렀다는 데서 보통 범상한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범상한 성격에 비범한 삶을 살았던 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무애 선생에게 여러 차례 놀랐다. 한학, 일어, 영어, 국어, 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를 섭렵하고, 거기다 시와 국학에의 열정, 스스로 말하기를 학적 저서 약간 권을 이룩했노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 광오하고, 오만한 자신감이 밉지 않다. 그냥 ‘픽’ 웃음이 나온다.


또 약관 20여세에 춘원 이광수가 동아일보에 게재한 일종의 한국민족과 문학론인 ‘철저와 중용’을 반박하려고 조선일보에 ‘중용과 철저’라는 글을 실어 서울 장안에 일약 이름을 날린 일이나, 1923년 이장희, 백기만 등 동인들과 시지 금성을 발간한 일화는 지금 생각해봐도 놀랍기만 할 뿐이다. 그 때는 다들 그렇게 조숙했던 모양이다.


또 교과서에만 봤던 이은상, 최남선, 김광섭 등 문인들과 교류했던 이야기들에서 그의 자유분방한 삶이 부럽기도 했다. 무애 선생이 스스로 자신을 평가한 글을 보면, ‘오만하고 조로(粗鹵)하고 호방한 듯한 성격에 교제의 사령(辭令)이 졸하고 스스로 초연하기 좋아해 (인간관계가 넓지 않고), 루비시카에 보헤미안 넥타이를 매고 직접 고안한 독특한 구두를 신고 동경과 서울의 거리를 장한 듯이 활보했으니, 지금 회상하니 그 주책없는 꼴이 참으로 분반(噴飯)이다. (粗鹵-성격이 우악스럽고 우락부락하다. 辭令-응대하는 말. 噴飯-참을 수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나옴) 해학적인 소개글이다.


문주반생기 한 권으로 무애 선생의 삶이 어떻다, 이렇다 말할 것은 못된다. 누구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배운 것이 없다. 그래도 무애 선생에 대해서 전보다는 많은 것을 알았다. 친근감이 간다. 아마 지금 생존하셨으면, 인터뷰를 핑계로 만나러 갔을 지도 모르겠다.

약관도 되기 전 17세의 나이에 서울로 와, 신학문을 접하면서 받은 충격에, ‘오냐 신학문을 배우리라, 나라를 찾으리라, 나는 그날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는 대목에서는 어린나이의 치기라기보다는 세상을 품으려는 호연지기가 느껴졌다.


 몇 년 만 지나면 불혹이다. 그때의 무애 선생의 열의와 열정과 포부가 존경스럽다. 여기 ‘몇 어찌’와 ‘신문화에의 전신’을 요약한 글을 첨부한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질 것이다. 


 

[문주반생기 중 몇 어찌와 신문화에의 전신]

  내가 중학교의 전 과정을 단 1년 간에 수료하는 J중학 속성과에 입학한 것은 3·1운동 이듬해였다. 그 때까진 고향에서 한문학에 몰두하고 있었다.

 

 한문학이라면 노상 무불통지를 자처하는 나였으나, '처녀작', '삼인칭' 같은 신식 말 때문에 크게 고심하던 중이어서, 나는 참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신학문을 배우러 들어갔던 것이다.

 

 나 는 개학 전날 , 교과서를 사 가지고 하숙에 돌아와 큰 호기심을 가지고 훑어보았다. 그러던 중, '처녀작', '삼인칭'에 못지 않은 참 기괴한 또 한 단어를 발견했는데, 그게 곧 '기하'라는 것이었다. '기하'의 '기'는 '몇'이란 뜻이요, '하'는 '어찌'란 뜻의 글자임이야 어찌 모르랴만, 이 두 글자로 이루어진 '기하'란 말의뜻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기하'라? '몇 어찌'라니?

 

 첫 기하 시간이었다. 나는 자리를 정돈하고 앉아서 선생님을 기다렸다. 이윽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우리들의 예를 받으시고, 막 강의를 시작하여 하실 때였다. 맨 앞줄에 앉았던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선생님, 대체 '기하'가 무슨 뜻입니까? '몇 어찌'라뇨?"

 

하 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이 기상천외의 질문을 받으시고, 처음에는 선생님을 놀리려는 공연한 시문으로 아셨던지 어디서 왔느냐,정말 그 뜻을 모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나 곧, 나에게 아무 악의도 없음을 알아채시고, 그 말의 유래와 뜻을 가르쳐 주셨다. 가로되, 영어의 '지오메트리(측지술)'를 , 중국 명나라 말기의 서광계가 중국어로 옮길 때, 이 말에서 '지오(땅)'를 따서 '지허('기하'의 중국음)'라 음역한 것인데, 이를 우리는 우리 한자음을 따라 '기하'라 하게 된 것이라고,

 

  "알겠느냐?"

 

  "예."

 

  "너, 한문은 얼마나 배웠느냐?"

 

  "사서삼경, 제자백가 무불통지입니다."

 

  "그러데,  '기하'의 뜻을 모른다?"

 

  "한문엔 그런 말이 없습니다."

 

  "허허. 그런데, 너 내일부터는 세수 좀 하고 오너라."

 

  "예."

 

 사 실 나는 '기하'란 말의 뜻과 그 미지의 내용을 생각하는 데 너무 골똘했던 나머지, 세수하는 것도 잊고 등교했던 것이다. 나머지 시간은 일사천리로 강의가 계속되어, '점, 선, 면'의 정의를 배우고, '각, 예각, 둔각, 대정각'을 배우고, '공리,정리, 계'한 용어를 배웠다.

 

 하숙에 돌아온 나는 또, '정리란 증명을 요하는 진리다.'와 같은 , 참으로 기괴한 문장을 뇌까리면서, 다음 기하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다음날의 기하 시간이었다. 공부할 문제는 '정리1. 대정각은 서로 같다.'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나는 또 손을 번쩍 들고,

 

 "두 곧은 막대기를 가위 모양으로 교차, 고정시켜 놓고 벌렸다 닫았다 하면, 아래위의 각이 서로 같을 것은 정한 이치인데, 무슨 다른 '증명'이 필요하겠습니까?"

 

하고 말했다.선생님께서는 허허 웃으시고는, 그건 비유지 증명은 아니라고 하셨다.

 

  "그럼, 비유를 하지 않고 대정각이 같다는 걸 증명할 수 있습니까?"

 

  "물론이지. 음, 봐라."

 

 선 생님께선 칠판에다 두 선분을 교차되게 긋고, 한 선분의 두 끝을 A와 B, 또 한 선분의 두 끈을 C와D,  교차점을 O, 그리고…AOC를 a,…COB를 b, …BOD를 c라 표시한 다음, 나에게 질문을 해 가면서 칠판에다 식을 써 나가셨다.

 

  "a+b는 몇 도?"

 

  "180도입니다."

 

  "b+c도 180도이지?"

 

  "예."

 

  "그럼, a+b=b+c이지?"

 

  "예."

 

  "그러니까, a=c 아니냐."

 

  "예, 그런데, 어찌 됐다는 말씀이십니까?"

 

  "잘 봐라, 어떻게 됐나."

 

  "아하!"

 

 멋 모르고 "예, 예." 하다 보니 어느덧 대정각(a와c)이 같아져 있지 않은가! 그 놀라움, 그 신기함, 그 감격, 나는 그 과학적, 실증적 학풍 앞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면서, 내 조국의 모습이 눈앞에 퍼뜩 스쳐감을 놓칠 수 없었다. 현대 문명에 지각하여, 영문도 모르고 무슨 무슨 조약에다 "예, 예." 하고 도장만 찍다가, 드디어 "자 봐라, 어떻게 됐나."의 망국의 슬픔을 당한 내 조국 ! 오냐, 신학문을 배우리라. 나라를 찾으리라. 나는 그 날 밤을 하얗게 새웠다.

 

 나는 지금도 첫 강의 시간에는 대개, 위에 적은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 주고,중학교에 들어가서 기하를 처음 배울 때, 그 말의 뜻을 묻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되느냐 하고 농담삼아 질문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발의심'과  새 세계에 대한 '경이감'을 잃지 않았기에, 알량하나마 학적 저서 약간 권을 이룩했노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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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五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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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책을 좋아하다 보니 가급적 손에서 책을 놓고 싶지 않다. 없는 시간이지만 기자실에서, 전철에서, 회사에서 쪼개고 쪼개서, 틈틈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보니, 집중력을 가지고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숙독을 할 수 없으니 책을 읽어도 그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도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 번 읽은 책 내용을 다시 한 번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회사에서 블로그도 만들어 준다는데, 여기다 읽은 책 내용을 정리하면, 안성맞춤이지 싶다. 첫 번째 책은 신경림 시인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이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신경림 시인의 자전적 에세이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를 읽고자 마음먹은 것은 특별히 신경림 시인을 잘 알거나 또는 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 세계일보에서 신경림 시인이 다시 시를 쓰게 되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연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60~70년대 문인들의 해학과 여유로움에 흥미를 느껴,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다시 그 느낌을 되살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책은 따뜻하고 정감이 넘친다. 가난하지만 넉넉한 그 시대 문인들의 모습에 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김동인 전집과 이규헌 시인의 에피소드나 신동문 시인과 민병산 선생의 바둑 이야기는 실소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해학이 넘쳐난다.

 그러나 책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그들의 삶에서 느껴지는 슬픈 자화상에는 서글픔이 뚝뚝 묻어난다.  구절구절마다 안타까움을 느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육군소령 출신 백시걸 시인이 교통사고로 요절했다는 부분에서는 남겨진 아내와 아들에게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루 말할 수 없이 격렬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백 시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동료 문인들을 집으로 불러 아내를 무던히도 괴롭혔다는 내용과 대비되자 더욱 그러했다.
 구자운 시인은 몸을 마구 굴리고 못 먹어 생긴 병으로 1973년 타계했다고 한다. 장례식장 한 구석에서는 삼베옷을 입은 두 어린 아들이 졸고 있었다는 구절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천상병 시인의 동백림 사건은 시대의 아픔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책 앞부분에 해당하는 일제 강점기에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는 후반부인 시인들의 얘기보다는 훨씬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양주동 선생의 수필 문주반생기에 나오는 '몇 어찌'가 생각나게 한다. 

 책에는 많은 시인들이 나온다. 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시인들도 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당시 문인들의 생활을 함께 경험 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에 등장하는 시인들의 시를 한 번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숨겨진 힘이 아닌가 한다. 신경림 시인의 농무는 물론이고, 문장지 출신의 이한직 시인이 세상에 남겼다는 단 스물한 편의 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까지 하다. 2003년 타계한 이문구 시인의 작품도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다.

 신경림 시인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의 진정한 가치는 시를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시를 읽고 싶어지고, 시를 아는 사람이 읽으면, 그 시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되는 시 세계로의 말없는 초대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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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동부지검 피의자 진술 강요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각 지검에 있는 특수수사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전담본부를 신설, 특수수사 기능을 한 곳에 집중 하기로 했습니다. 아래의 글은 제가 검찰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특별수사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다른 나라의 특별수사 전담 부서를 정리한 것입니다>

   <검찰특수부장 회의>

세계 어느 나라나 조직범죄, 권력형 비리, 대형금융 사건 등을 전담하는 특별수사 전담 부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있다. 이들 부서는 공안부와 함께 검찰을 상징하는 양대 축으로 권력형 비리 등 현대사의 획을 긋는 굵직한 사건들을 맡아 왔다.

이탈리아는 마피아 등 조직폭력범죄를 전담하는 반 마피아 검찰국(DNA)을 운영하고 있다. DNA는 산하 26개 반 마피아 지방검찰국의 활동을 조정, 마피아 관련 범죄 일체를 지휘하고 감독, 수사한다. 이탈리아 검찰 조직이 중앙집권적이지 않고 각기 독립적으로 수사하면서 사건을 이양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탈리아 내에서는 명실상부한 조직범죄 최고의 수사기관인 셈이다.

프랑스는 재정경제범죄 거점수사부를 1975년 피리지방검찰청에 설치했다. 그 역할과 중요도를 인정받아 2000년 리용과 마르세이유, 바스티아로 확대됐으며, 지난 2004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제범죄의 핵심 수사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파리지방검찰청 2차장 산하에 재정경제, 상사 등 2개 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검사는 총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독립된 별관 건물에 관련 계좌추적 등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검사, 수사판사, 수사관 등 관련 수사 종사자들이 함께 근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동경과 오사카, 나고야에 형사부 외에 특별부서로 특수부와 공안부가 설치돼 있다. 특수부는 재정경제 관계 사건 및 검사장 하명사건을 담당한다. 동경지검 특수부의 경우, 2007년 1월 현재 부장검사 1명, 부부장 3명, 검사 32명, 부검사 2명 등이 근무하고 있으며 고위 공무원 비리 사건, 국세청 등 타기관의 수사의뢰한 재정경제 사건을 주로 담당한다. 이 가운데 재정경제반은 동경국세국, 사찰부 고발 사건 등 탈세 사건 수사가 중심이다. 특수직고반은 중수뢰 등 재정경제 관계 사건 이외의 사건을 수사한다. 또 경시청 형사부 수사 2과의 송치 사건도 담당한다.

미국의 검찰은 기소 여부에 대한 재량권, 수사권한, 수사 전략 등에 대한 검찰의 통제가 확고하다. 화이트 칼라범죄, 조직범죄, 공직부패 등 대형 사건에 대한 수사를 담당할 경우, 연방 검찰, 지방 검찰, 연방수사국(FBI), 연방 및 주 경찰 등과 함께 특별수사팀을 구성한다. 또 2002년 7월 대통령 산하 기관으로 만들어진 기업범죄전담반이 있다. 일종의 위원회로서 법무부 차관이 의장이며 증권사기, 회계사기, 자금세탁, 조세포탈 등 금융범죄 수사 및 기소에 관한 지침을 제공한다. 법무부 차원에서 중요 금융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위해 수사지원이나 범죄수익 환수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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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제가 지난해 말 우리신문 인터넷 뉴스인 펀치뉴스용으로 쓴 기사 입니다. 서울 서초동 검찰청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의 글이 너무 '이뻐서' 그냥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검찰청 견학 간 거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거짓말 탐지기를 볼 때가 가장 좋았어요.”(초등학생)

“방문 신청을 문의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지만 너무나 친절한 안내와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대학생)

대검찰청 홈페이지 한 쪽에 마련된 검찰청 방문 코너에 올라온 검찰청 방문 소감을 담은 댓글들이다. 싱긋 웃음을 짓게 하는 초등학생들의 천진난만한 글에서부터 그동안의 검찰에 대한 딱딱한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대학생의 글까지 다양한 방문 소감들이 올라와 있다. 공통점이라면 기억에 남을 만큼 만족스러웠다는 것.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무엇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해답은 이외로 간단한데 바로 검찰이 만든 방문 프로그램에 있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방문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급 학교와 일반인들에게 대검 청사를 개방하고 있다. 2∼3시간 정도 소요되는 짧은 방문이다. 그러나 범죄와 수사, 처벌이라는 일반인들과는 ‘동떨어진 세상’을 사는 검사와 검찰을 좀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엔 충분하다.

검찰청사에 발을 들여 놓으면 먼저 검찰 조직과 역할을 설명하는 소개 비디오를 보고 검찰 자료실로 이동해 그동안 지나온 검찰의 역사를 배우게 된다. 안내 도우미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 곳곳을 견학하고, 인터넷범죄수사센터와 마약감식실 등을 방문해 첨단수사 기법을 체험하기도 하고, 검사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특히 검찰과의 대화 시간이 방문자들의 호응이 높다. 실제로 홈페이지에는 검사를 직접 대면하면서 평소 느꼈던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경험이 됐다며 감사의 글을 올린 학부모도 있다. 운이 좋으면 전국 1500 검사의 총수인 검찰총장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심리분석실과 마약감식실, 인터넷범죄수사센터 관람이다. 인터넷범죄수사센터는 전자상거래, 사기, 해킹 및 컴퓨터 바이러스 유포 등 최근 급증하는 각종 인터넷 관련 범죄를 다루는 곳이고, 마약 감식실은 첨단장비를 갖추고 머리카락, 핏자국 등으로 유전자 분석을 하는 곳이다. 거짓말 탐지기 시연 등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밖에도 검찰청사 곳곳에 세워진 조형물도 관람한다. 본관 동쪽 입구에 설치된 조형물인 ‘서 있는 눈’을 비롯한 400년 후인 2395년에 일반에 공개되는 타임캡슐, 별관 서쪽 동산에 설치된 해치상 등도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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